축제라 이름을 붙였으니, 누구나 와서 쉽게 잡을 수 있게 해야 되겠고...
그러려니 산천어들을 축양장에서 쫄쫄 굶긴 후 방양을 해서 눈에 띄는 건 아무거나 물도록 만들 수 밖에 없고...
싸구려 견지대로 대충 고패질만 해도 잡히게 다루기 쉬운 메탈 삼봉 바늘에 훌치기도 좋다고 허용하다 보니...
5년 10년 화천에 와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세 마리가 아니라 삼심 마리 잡는 건 일도 아니게 되고...
무시무시한 삼봉 바늘에 옆구리 찔려 잡힌 산천어는 얼음판에 널부러져 피 흘리며 죽어가고...
그걸 보고 생명경시 풍조니 뭐니 떠드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너무 많이 잡아 가다 보니 수지타산 안 맞아서 걱정거리가 되고...
수지타산 맞추려 방양량을 줄이려니 관광객이 줄까봐 걱정이고...
위의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하던대로만 하지 말고...운영 방식의 변화를 모색해 보세요.
우선 트레블훅이 달린 메탈 지그의 사용을 금지하세요.
이런 류의 트레블 훅, 소위 삼봉 바늘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그리고 축제장 내에서 판매하지 못하게 금지채비로 지정하시고, 이를 사용해서 훌치기하는 사람들을 단속하셔서 산천어들이 몸과 지느러미 여기저기에 꿰어서 올라오는 걸 막으시기 바랍니다. 이것만 해도 한 명이 수 십 마리씩 잡아가는 것을 상당부분 방지할 수 있을 겁니다.
대부분의 송어 축제장에서는 트레블훅의 사용과 훌치기 낚시가 금지되어 있습니다.
낚시 바늘은 미늘이 없는 지그헤드 또는 싱글훅만 사용하게 하시고, 친환경적인 실리콘 미끼만 사용하게 하세요.
오래 굶은 산천어들은 빈바늘을 내려도 물 정도 입니다. 메탈을 쓰지 않더라도, 지그헤드에 웜을 단 채비로도 얼마든지 초보자도 산천어를 잡을 수 있습니다.
미늘을 누른 바늘은 낚아 올린 산천어 입에서 쉽게 뺄 수 있고, 미늘이 있는 바늘을 억지로 뺄 때 보다 산천어에게 상처를 훨씬 적게 남기기 때문에 산천어가 생존할 수 있는 가능성이 훨씬 높아 집니다. 피투성이가 되어 죽어가는 산천어가 많이 줄어들 겁니다.
마커채비와 자동 챔질 장치의 사용을 금지하세요.
떡밥 종류의 도우베이트를 바늘에 달아 찌낚시 하듯 기다리거나, 고기가 미끼를 물고 살짝 당기면 낚시대의 탄성을 이용해 자동으로 챔질을 해주는 자동챔질기 또는 그런 장치를 설치해 두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게 해 놓고 자리를 비우는 경우가 많은데, 자기 얼음 구멍이라고 표시해서 다른 사람이 거기서 낚시를 하지 못하도록 맡아 놓는 행위이고, 이는 결국 낚시하는 사람은 줄었는데 빈 구멍이 없어 나중에 입장하는 사람들이 헤매게 되는 원인들 중 하나입니다.
또한 도우베이트를 사용하는 마커 찌낚시나 자동챔질기의 경우 산천어가 미끼를 깊게 흡입하게 되어 소위 "목샷"이 많이 나고, 바늘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크게 다칠 수 밖에 없어 다량의 출혈이 불가피하고 대부분 금방 죽게 됩니다.
살림통의 반입을 막지 마세요.
살림통에 강물을 담고 기포기를 틀어서 이렇게 잡은 산천어를 보관하면 훨씬 오래 살려 둘 수 있습니다. 하고자 하면 그대로 차에 싣고 서울까지 살려서 오는 것도 가능합니다.
얼음판에 뒹굴며 질식해서 죽게 방치하지 말고, 살림통에 살려 두도록 하면, 집에 가져가는 것 외에 남는 것을 싱싱하게 살아 있는 채로 주변 분들에게 나눔할 수 있고, 살려주고자 하면 생생한 놈들을 골라 다시 방생할 수도 있습니다. 흔히 "방생하면 죽어요"라고 하는 말은 트레블훅 (삼봉)이나 미늘 있는 바늘을 억지로 빼면서 상처입고 물 밖에서 방치되어 기력일 잃은 산천어들이 다시 물에 들어가도 상처와 탈진으로 인해 죽을 수도 있다는 말이고, 이렇게 미늘 없는 (누른) 바늘로 잡아서 바로 살림통에서 살려 둔 고기들은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훨씬 높습니다. 이는 Catch and Release 방식으로 운영하는 여러 송어 "손맛터"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살림통에 산천어를 너무 많이 담아 가지고 있는 경우, 반출허용 마릿수 이상은 주변에 나눔하거나 방생하도록 안내할 필요는 있을 겁니다.
운영 방식이 3마리 잡으면 나가야 한다고 강요하거나, 회 구이 먹거리터에서 축제장에서 판매하는 어묵도 못 먹게 한다거나, 트레블 훅 달린 메탈을 쓰라고 안내하면서 어시스트훅이 달린 메탈은 안된다고 하거나 하는 식의 상식적이지 않고 부정적인 통제를 가해 관광객의 불만을 야기하는 방식이 아닌 변화의 모습을 보여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회사도 10년 넘게 늘 하던대로만 하면 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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